연구방법론, 실증분석기법, 통계자료분석 등을 수행하여 향후 심층연구의 기초자료제공을 목적으로 하는 보고서
한국경제의 성장 둔화는 과거 고도성장기의 높은 성장만큼이나 그 규모 면에서 인상적이다. 1960~1990년의 30년간 한국경제는 두 자릿수에 가까운 고도성장을 지속한 뒤, 1990년대 초부터 유의한 성장 둔화를 보이기 시작하여 최근 30년간 추세 성장률이 약 7%포인트 하락하였다. 본 연구는 이 같은 성장 둔화의 원인을 찾아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구체적으로 본 연구에서는 고도성장의 정점 기간에 해당하는 1980~1990년 기간과 최근의 10년인 2008~2018년 기간을 비교하면서 동 기간 중의 성장 둔화 원인을 분석한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경제성장에 관한 경험적 연구에서 가장 흔히 사용되는 방법인 성장회계와는 다른 접근 방법을 활용한다. 본 연구의 주된 분석방법은 산업화와 경제발전의 역사적 경험에 기초하여 많은 나라의 경제발전 과정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면서 성장 둔화의 원인으로 작용하였을 것으로 예상되는 몇 가지 장기적 변화 요인들에 초점을 맞춘 뒤, 이들의 한국경제 성장 둔화에 대한 기여를 추정하는 방식이다.
본 연구에서 주목하는 그러한 변화 요인들은 크게 인구학적 요인, 삶의 질 관련 선택, 구조변화, 생산성 캐치업 효과라 부를 수 있는 것들이다. 먼저 인구학적 요인은 산업화 과정을 통해 거의 모든 국가가 공통적으로 경험하는 소위 인구 천이(人口 遷移, demographic transition)라 불리는 현상의 결과로 나타나는 노동의 양적, 질적 변화를 가리킨다. 인구 천이는 산업화와 더불어 소득수준이 높아지면 사망률과 출생률이 다 같이 하락하면서 산업화 초기에 인구증가율이 일시적으로 높아졌다가 하락 추세를 지속하는 현상을 지칭한다. 이 같은 인구증가율 변화는 고용증가율의 변화로 직결되고, 또 사망률 하락에 따른 평균 수명 연장은 노동력 고령화를 통해 노동의 질적 변화로도 이어진다. 다음으로 삶의 질 관련 선택 요인은 경제발전과 더불어 나타나는 (주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에 따른) 고용률 상승 추세와 노동시간의 단축 추세, 교육 연한의 확대 추세를 포함한다. 고용률의 상승이나 교육 연한 확대는 그 자체로는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요인이지만 해당 요인들에 현실적인 상한(ceiling)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그 확대 추세는 분명한 한시성을 가지며, 따라서 성장 둔화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상기 두 요인, 즉 인구학적 변화나 삶의 질 관련 선택은 양적, 질적 측면에서의 노동투입 변화를 통해 경제성장에 영향을 미친다. 노동의 질적 변화에 해당하는 노동력 고령화나 교육 연한 변화를 노동투입의 양적 변화로 환산하는 방법은 해외 선행연구들에서 제시된 정형화된 방식을 차용하여 노동투입 변화나 성장 둔화에 대한 기여를 추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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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발생 이후 대부분의 고용 관심사가 항공 및 여행서비스, 음식·숙박 서비스 등 주로 서비스 업종에 집중된 상황에서 본 연구는 최근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제조업의 고용변화를 살펴보았다.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제조업 고용은 비교적 큰 충격 없이 빠르게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제조업 고용은 서비스업에 비해 큰 충격 없이 유지되고 있고, 코로나19 직후 2020년 상반기에 약간 하락하였지만 하반기부터 회복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OECD 주요국의 제조업과 비교하여도 일본과 함께 고용 충격이 비교적 작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양호한 고용 성적에도 불구하고 제조업 내 특성 별로는 차이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종사상 지위 별로 보면, 임시·일용직,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에서 고용 충격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고, 상용직과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큰 충격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규모별로는 300인 이상의 경우 코로나 발생 초기 약간의 충격 이후 고용이 빠르게 반등하면서 코로나 이전보다 고용이 더 증가한 반면, 이보다 작은 규모의 제조업체들의 경우 고용 회복이 더디게 나타나고 있다. 고용의 중장기, 단기 추세선을 비교한 결과 제조업 업종에 따른 차이를 보였다. 코로나 발생 이전 3년간의 추세선을 2020년 1월부터 연장한 선과, 2020년 1월부터의 실제 자료를 이용한 단기 추세선을 비교한 결과, 의약품은 코로나19 발생 이전부터 시작하여 코로나19 발생 이후에도 견조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전자부품·컴퓨터, 기타운송장비, 가구는 코로나19 이후 오히려 고용 추세가 개선되었다. 그러나 다수 업종은 코로나 발생 이후 고용이 하락하였는데, 특히, 비금속광물, 1차금속, 금속가공 분야나 인쇄·기록매체 업종에서 하락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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